PGA의 빌런이였던 윈덤 클라크… 우승을 계기로 민심회복을 할 수 있을까?
최근 골프계에서 가장 극적이고 인간적인 드라마를 쓴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윈덤 클라크(Wyndham Clark)일 것이다. 그는 메이저 대회 중에서도 가장 가혹한 셋업을 자랑하는 US 오픈에서 무려 두 번이나 정상에 오르며, 자신이 ‘메이저 체질’의 진정한 강자임을 전 세계에 증명해 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컷 탈락을 전전하던 무명 선수가 어떻게 US 오픈의 상징적인 챔피언으로 거듭났는지, 그의 위대한 여정은 골프 역사에 깊은 발자국을 남겼다. 클라크의 US 오픈 커리어를 정립한 두 번의 역사적인 우승 디테일은 다음과 같다.
- 2023년 제123회 US 오픈 우승 (LA 컨트리클럽): 최종 합계 10언더파 270타 (로리 매킬로이를 1타 차로 제치고 생애 첫 메이저 왕관 획득)
- 2026년 제126회 US 오픈 우승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 최종 합계 4언더파 276타 (샘 번스의 거센 추격과 뉴욕 관중의 극심한 야유를 극복하며 통산 2번째 US 오픈 제패)
2023년 LACC에서 열린 US 오픈은 클라크라는 스타의 탄생을 알린 무대였다. 이전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단 한 번도 70위 이내에 들지 못했던 그는, 세기의 스타 로리 매킬로이와 리키 파울러의 기세에 전혀 눌리지 않고 차분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이어갔다. 특히 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가르침인 “크게 놀아라(Play Big)”라는 멘탈을 가슴에 새긴 채, 마지막 18번 홀에서 침착하게 파를 잡아내며 눈물의 첫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진짜 드라마는 2026년 시네콕 힐스에서 펼쳐졌다. 직전 해인 2025년 오크몬트에서 열린 US 오픈 당시, 컷 탈락 후 락커룸을 부수는 등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던 클라크는 세계 랭킹이 75위 밖으로 밀려나는 등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절치심치하며 맞이한 2026년 대회에서 그는 1라운드 6언더파 64타라는 코스 레코드로 단숨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가장 큰 고비는 최종 라운드였다. 동반 플레이어였던 세계 1위 셰플러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응원하던 뉴욕의 극성스러운 관중들은 클라크의 실수를 대놓고 환호하고, 샷을 할 때마다 야유를 퍼부었다. 설상가상으로 6타 차의 여유로운 선두였던 격차는 샘 번스의 무서운 추격으로 단 1타 차까지 좁혀졌다. 멘탈이 무너질 법한 사면초가의 상황이었지만, 클라크는 16번 홀(파5) 깊은 러프를 극복하고 30피트 짜리 버디 퍼트를 떨구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관중들의 적대감마저 실력으로 침묵시킨, 그야말로 ‘강심장’의 면모였다.
윈덤 클라크는 두 번의 US 오픈 우승을 통해 자신이 일회성 깜짝 스타가 아닌 최고의 메이저 사냥꾼임을 공고히 했다. “뉴욕 팬들이 날 싫어한 걸 알지만, 작년 내 행동을 생각하면 자초한 면이 있다. 실력으로 마음을 돌리겠다”라며 트로피를 들고 성숙한 인터뷰를 남긴 그리스 괴수 못지않은 멘탈의 소유자이다. 역경과 야유 속에서 더욱 단단해지는 윈덤 클라크의 골프가 앞으로 또 어떤 메이저 무대를 정복하게 될지 전 세계 골프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